Mr 알랑/내 나이 열여덟, 서클팅 때 만난 그

[스크랩] [pOv] 내 나이 열여덟, 서클팅 때 만난 그녀 -17-

donkyhote 2006. 7. 24. 00:39

 

전편은 이곳에서...

 

 

 


http://agorabbs3.media.daum.net/griffin/do/kin/list?bbsId=K152&pageIndex=1&searchKey=subject&searchValue=%BC%AD%C5%AC%C6%C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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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정작 콜라와 팝콘을 사긴 했는데...

 

 

그녀는 영화에 엄청난 몰입도를 보여주며, 시선을 영화에만 두고 있었다.

 

 

 

하하하.

 

 

뭐 그녀가 날 신경 쓰지 않고 영화만 보는게, 나쁘진 않았다.

 

 

 

그만큼, 나는 그녀의 옆모습을 마음... 껏...*-_-*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

 

 

 

..... 그녀는 6천원을 내고 영화를 보러 들어왔고,

 

 

 

나는 6천원을 내고 그녀의 옆모습이나 시, 실컷 보러-_-;;;;;

 

 

 

킁.. 그러다 보니, 콜라나 팝콘은 모두 내가 처리하는 중이었는데...

 

 

 

 

얼마쯤 먹다보니 팝콘은 내 손바닥에 가루들의 흔적만을 남기고 모두 사라졌다..........-_-;;

 

 

 

 

그러길 잠시... 영화 중에서 웃긴 부분이 있었는데...

 

 

 

 

 

갑자기, 핑크소녀가 풉~ 거리더니...... 팝콘 종이팩에 손을 집어 넣는 것이었다.

 

 

 

 

 

 

휘적휘적....

 

 

 

........

 

 

 

...

 

 

 

..

 

 

 

 

 

가루까지 처리한 팝콘의 짭짤함이 손가락에남아, 손가락을 쪽쪽 빨던 나는.........

 

 

 

 

 

 

이, 입술을 잘끈 깨물었다..-_-;;;

 

 

 

 

 

 

잠시 뒤...

 

 

 

그녀는 빈 팝콘 팩에서 손을 거두곤........ 콜라를 집어 들었다.

 

 

 

..................

 

 

 

.......

 

 

 

...

 

 

 

 

 

흔들흔들....

 

 

 

.........그녀의 가녀린 손에 잡혀 동해물과백두산이마르고닳도록 휘둘러도 팔이 아프지 않을 만큼,

 

 

 

 

콜라 컵은 가벼웠다-_-........................

 

 

 

 

 

그녀는 컵을 몇번 흔들더니, 슬며시 다시 받침대에 끼워 넣었다.

 

 

 

 

 

 

 

 

 

.............위-_-기였다;;;;;

 

 

 

 

 

이 상황이, 만약 '친한 친구'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면...

 

 

 

당장에 두눈 시퍼렇게 뜨고 멱살을 잡으며,

 

 

 

 

".....야이 캐돼지시끼야?? 팝콘이 무슨 우유에 말은 죠리퐁인줄 아나 이 캐노무시키 존내 초스피드네 왜 지혼자 다처먹니 돌았니?"

 

 

 

 

........라고 소리치며 영화관 조명 받으며 라이브로 K-1을 찍어도 모자라지 않을 일이 아니겠는가......

 

 

 

 

-_-;;;

 

 

 

 

빨던 손-_-가락을 살짝 빼고 두려운 눈빛으로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_-;;;

 

 

 

하지만 다행히, 그녀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영화를 보고 있었다.

 

 

 

아... 아~

 

 

 

 

그녀의 마음은 태평양 보다 42평 더큰 그것이었다.....ㅠㅠㅋㅋㅋㅋㅋㅋ

 

 

 

 

 

......아니면 원래 이런것에 신경을 잘 쓰지 않......-_-;;

 

 

 

 

 

 

어, 어쨌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쉬며... 찝찝한 손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가만히 있을 때였다.

 

 

 

그때, 갑자기 내 앞으로 무언가가 쑤욱 내밀어졌다.

 

 

 

핑크소녀가 내게 내민 것은, 티슈였다.

 

 

 

나는 내 썩-_-소를 보여주며, 티슈를 받아 들었다.

 

 

 

pOv - 응..-_-?

 

 

 

그냥 티슈가 아니라 물-_-티슈였다...;

 

 

 

그녀의 준비성에 대단함을 느끼며...

 

 

 

손을 다 닦고, 손에 남은 물기를 바지에 닦아 처리를 하려는데...

 

 

 

갑자기 핑크소녀가 나에게 무언가를 다시 건넸다.

 

 

 

받아 드니.. 이번에는 그냥 티슈였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슬쩍 웃고는 다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

 

 

 

........

 

 

 

...

 

 

 

 

 

생뚱맞게도..

 

 

 

그때 문득... 내 생에 처음 영화관이란 곳을 간 것이 기억이 났다..

 

 

 

할머니께 받은 600원을 들고 집 옆에 비디오 대여점에서  500원은 란마 1/2, 마루치 아라치 같은 만화비됴를 빌리고, 남은 100원으로 쮸쮸바를 빨며 코를 질질 흘리던 그 시절...

 

 

 

 

어무니 께서는 나를 데리고 시장에 갔다가, 새삼 영화를 보여주겠다고 근처에 있던 영화관엘 데리고 갔었던 것이다.

 

 

 

지금은 없어진 시장근처 후줄근한 영화관이었지 싶은데... 그래도 나에겐 엄청나게 신기한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본 영화가,

 

 

 

내 생에 처음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바로 '맹구와 북두신검'이라는 매우 판타-_-스틱한 영화였다....

 

 

 

등에 북두 모양의 점이 7개 있는 맹구가 북두신검을 얻어서 뭐.. 악을 물리친다는 내용이었지 싶다.

 

 

 

 

감동이었다.

 

 

그전까진 그런 큰 화면이 있을 것이라 생각도 못했었고,

 

 

 

 

맹구가 영구보다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 곳에서 온 몸으로 느꼈었었다....

 

 

 

 

더구나... 그 당시 어무니 말씀이...

 

 

 

 

 

어머니 - 넌 다른곳은 점이 없는데, 등에만 점이 7개야. 그러니까, 너두 북두신검이란다.

 

 

 

 

 

pOv(8~9살 추정) - 우... 우와.............!!

 

 

 

 

그 날 이후 나 역시 장난감 플라스틱 검을 들고 북두신검을 외치며 동네 친구들을 악의 무리로 만든 기억이 있다.

 

 

 

물론 도망다니고 얻어 터지는건 언제나 나였..................-_-;;;

 

 

 

 

 

 

...이후.. 내 등에 점이 7개 있긴 있는데, 북두 모양과는 거리가 매우 먼..........

먹물이  튄 듯한.. 매우 랜-_-덤한 위치에 있는 것을 안 나이가 되어서야...

 

 

 

 

꽤나 절망하며 플라스틱 검을 울면서 마당에 내던졌던 기억이... 있다-_-;;

 

 

글쓰다 말고 생각나서 옆방에 어무니께 달려가 그때 영화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나냐고 물어봤더니,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셨다;;

 

 

사실 나는...

 

 

'맹구와 북두칠검'이라고 알 고 있었는데,

 

어무니는 정확히

 

'맹구와 북두신검'이라 알고 계셨다.

 

 

북두칠검이라고 잠시 우기다가....

 

인터넷 검색 결과 '북두신검'이었기에.. 나는 고무장갑을 들고 오시는 어무니께 눈을 깔았다....-_-....;;;;

 

 

 

 

이러나 저러나 여러모로 어무니께 상대가 안되는 나는...

 

어줍잖게 웃으며 다시 내방으로 돌아 왔...-_-;;

 

 

 

아, 어째서 이야기가 이리로 빠졌는지는 모르겠지만-_-;

 

 

 

어쨌든 그때 그 극장에서, 무언가를 먹다가 손과 웃옷을 다 버렸었었는데...

 

 

 

그때 어무니가 손수건에 물을 묻혀 오셔서 일일이 다 닦아주셨었 던 기억이 있었다...

 

 

 

내가 차마... 잠시도 맹구를 떠날 수 없어서 화장실에 안가겠다고 징징거려..

 

 

 

어무니가 손수건에 물을 묻혀 오신걸로 기억 되나.... 어쨌든...-_-;;

 

 

 

 

분명 내가 '오빠'인데............

 

 

난 왠지 '누나'랑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_-;;;;

 

 

 

뭐 이런 단순한 일로 그런 생각을 하기는 좀 뭣하지만... 어쨌든 그땐 그랬더랬다..;;

 

 

 

흠...

 

 

 

이 역시 잡설이지만... 남녀 연령차이를 말하다 보니 생각나는게 있는데...

 

 

 

 

아부지는 지금도 격-_-렬히 반대를 하시지만, 어무니가 주장하는 바가 있다.

 

 

 

 

대부분 여자가 남자보다 정신연령이 높기 때문에, 남자가 여자 보다 2살 정도 많은 커플이 수준이 맞는 가장 좋은 커플이라고.

 

 

 

 

그러나....

 

 

 

가끔, 남자가 여자보다 3살이 넘게 많아도 남자의 정신연령이 여자보다 낮은 경우가 있다고.

 

 

 

 

 

 

너그 아부지가 그 대표적인 표본이라고.

 

 

 

 

 

....-_-;;;;

 

 

 

 

음... 물론 안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틀린말은 아닌 것 같았다;;

 

 

난 매우 덤벙되는 스타일이라 더더욱-_-;;

 

 

 

 

 

 

그리고... 그녀의 작은 핑크색 가방은, 무슨 도라-_-에몽의 4차원 가방인지...

 

없는게 없었다-_-;;;;

 

뭔가가 필요할때면, 그녀는 작은 가방에서 해결책을 꺼내 주었었다-_-;;

 

 

 

 

그렇게 영화가 끝나고....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좋았던 나는... 괜시리 없는 돈에도 더욱 더 맛있는걸 사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가진게 없어, 그런 거라도 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 같은 것이었던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나와 에르베이터를 기다리는 도중,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pOv - 재미있었다, 그지?

 

 

 

핑크소녀 - 응 ㅋㅋ 김래원은 능청스런 연기 너무 잘하는 것 같아 ㅋㅋ

 

 

 

pOv - 어 ㅋㅋ 근데 너 물티슈도 가지고 다녀?

 

 

핑크소녀 - 아, 그거.. 내가 손에 뭘 잘 묻혀서. 버릇이야 ㅎ

 

 

pOv - 아.. 그래? 배고프지?

 

 

핑크소녀 - 응ㅎ

 

 

 

 

나는 빙긋 미소지으며 흐뭇한 마음으로 에르베이터를 기다렸다.

 

 

 

밥을 사주는 입장에서, 상대방이 배고파 하는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배고픈테 뭘 먹든 맛이 없으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핑크소녀 - 점심을 일찍먹었구.. 콜라랑 팝콘은 하나도 못먹어서 ㅋㅋㅋ

 

 

 

pOv - ...-_-;;;;;;;;;;;

 

 

 

 

난 그렇게 그녀의 농담에 당황스러워 하다....

 

 

 

에르베이터를 탔다.

 

 

 

 

내가 가려고 했던 곳은 사실 회전 초밥집이었다.

 

 

 

접시 색깔대로 가격이 다른데... 분위기도 좋을 뿐더러 내가 초밥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돈과... 그녀가 과연 초밥을 좋아하느냐였다.

 

 

 

돈이야 뭐 이만원 넘게 있었으니 상관은 없었는데, 그녀가 초밥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었기에.. 나는 다른 곳도 알아뒀었다.

 

 

비록 흔하디 흔한 돈가스 집이었지만-_-;

 

 

 

 

나는 시내로 나와 어둑해진 거리를 걸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pOv - 초밥 좋아해?

 

 

 

핑크소녀 - 초, 초밥?

 

 

 

그녀의 대답이 불-_-안 했다..;

 

 

 

pOv - 싫어해?

 

 

 

핑크소녀 - 응..;; 회도 그렇구.. 초록색 겨자가 싫어..서..

 

 

 

pOv - 아~ 그래^ ^; 그럼 다른 곳에 가자.

 

 

 

 

 

 

회?.. 회도 물론이거니와... 와사비 없는 초밥은 초밥이 아니었것만...

 

 

 

 

 

초밥의 전부인 회와 와사비를 싫어하는 핑크소녀와 초밥집엘 가서....

 

 

 

 

 

 

 

 

 

pOv - 요리사님, 회와 와사비를 제외한 정성어린 초밥, 부탁드립니다.

 

 

 

 

요리사 - .....................이거 뭐.. 병;신도 아니고....

 

 

 

 

 

 

 

 

 

 

이럴 수는 없는것이겠고...........-_-...

 

 

 

 

그리하여... 돈가스를 파는 곳엘 갔다. 일반 돈가스가 아니라.. 조금 비싸긴 비싼데 분위기도 좋고 맛도 있는 곳이었다.

 

 

그녀가 무엇을 먹고 싶어하는지를 물어봤어도 될 법 했으나, 사실 밥을 내가 사는 만큼  주도를 하고 싶었다.

 

 

그녀는 순순히 내가 가는 식당으로 따라와 내 맞은편에 앉아 주었다.

 

여자와 단 둘이 식당에 간것은....

 

 

정말이지 너무도 오랜만의 일이었다...ㅠㅠ...ㅋㅋㅋㅋㅋ

 

 

 

 

일단 식당에 앉아서 각자 매뉴를 정하고 있다보니... 얘기가 자연스럽게 영화 쪽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pOv - 근데, 넌 할아버지가 유언으로 정말 결혼하라면 지금 결혼 할거야?ㅋㅋ

 

 

 

핑크소녀 - 아니~ 유언은 유언이겠지만, 정말 무리야 그건..;

 

 

 

pOv - 아.. 그래? ㅋ 하긴 나도 학생때 결혼하라면 ㅋㅋㅋ 절대 안하겠다. 열여덟에 결혼.. 진짜 그러면 스무살이 되도 노는게 노는게 아닐거야. 그지?ㅋ

 

 

핑크소녀 - 응 ㅎ

 

 

나는 웃으며 물잔을 잡고 물을 마셨다.

 

 

 

나는...............

 

 

 

잠시 뒤, 핑크소녀의 입에서 나온 물음에, 마시던 물을 코-_-로 뿜어 낼 뻔했다....

 

 

 

 

 

 

 

 

 

 

 

 

 

핑크소녀 - 그런데... 혹시나 해서..ㅎ 내가, 오빠라 안불러두 기분나쁘거나 그런거 아니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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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네요. 정말 죄송하다는..-_-;;

가끔 들어와 코맨트 확인할 시간은 있었어도..

시간 내서 글 쓸 틈은 없었네요...

 

서울에 일 때문에 들렸다가.. 놀기도 하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사서 고생하고 왔습니다-_-;

 

아우 집이 최고네요 ㅠㅠ

같은 나라 다른 지방 며칠 놀다가 온게 이리 힘든데,

일본가서 어찌할까 싶네요..-_-;;

 

일본에 10일동안 가있는 거라서...

가기 전 한 편 더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코맨트는 구걸입니다! ㅠㅠㅎ

 

 

by. pOv

출처 : 유머 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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