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리산이야기

[스크랩] 지리산 이야기 - 42 - 나. ( 대보름 기풍. 달맞이. 백가반 .놋다리밟기.)

donkyhote 2010. 10. 29. 01:59

 

 

 

 

농업을 천하 대본으로 삼아 온 우리나라

풍년을 비는 여러 가지 행사가 있었는데,

특히 정월 대보름을 중심으로 성행하였다.

 

상원(음력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헌 수수비를 가져다 밭에 거꾸로 꽂아 놓은 후

절굿공 떡메를 가지고 가서 밭 네 귀를 찧고 다닌다.

 

이것은 밭에 있는 병충을 없애고

여름에 비와도 밭두렁이 무너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대보름날의 놀이.

 

또 이때에 오줌동이를 지고 가서 밭에 뿌리면서

"두더지 잡자, 굼벙이 잡자"고 외치고, 밥을 가져다

밭 네 귀에 두면 병충이 없어지고 농작물도 잘 자란단다.

 

상원날에 차례를 지낸 다음

콩 · 팥 · 조 · 수수 · 녹두 · 목화씨 등

밭작물을 가지고 가서 밭 귀퉁이에 묻는데,

그렇게 하면 묻은 곡식이 잘 자라 풍년이 든단다

 

또 풍흉을 점치는 방법도 있다.

정월 대보름 달맞이 때 떠오르는

달의 빛 · 모양 · 높이 · 윤곽 등으로

그 조짐을 안다는데, 오늘날도 하고 있다.

 

음력 정월에 벌이는 쥐불놀이도 기풍행사인데,

이것은 잡귀를 쫓고 신성하게 봄을 맞이한다는

뜻도 있으나 잡초를 태움으로써 해충의 알을 죽여

풍작을 기원하는 의미도 들어 있다.

 

 

 

 

 

 

 

 

정월 대보름날

달보고 소원 빌고,

농사를 점치는 풍습.

 

 
대보름날 초저녁 홰에 불을 붙여서

달을 먼저 보려 뒷동산에 올라간다.

 

보름달이 솟을 때에

횃불을 땅에 꽂고 합장

풍년 · 과거급제 · 결혼 등

제각기 달을 향해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성취된다고 믿었다.

 

보름달을 보고 농사를 점치기도 하는데

달빛이 붉으면 가물고, 희면 장마 징조

 

달의 대소 ·고저로도 점을 쳤는데,

북쪽으로 치우치면 두메에 풍년,

남쪽으로 치우치면 바닷가에 풍년

 

달의 사방이 두꺼우면 풍년이 들 징조이고,

얇으면 흉년이 들 징조이며, 차이가 없으면 평년작

 ‘달집태우기’에서 타는 모양을 보고도 풍흉을 점쳤다.

 

 

 

 

 

 

 

음력 정월 보름날에 어린아이나 병이 들어

마른 사람이 여러 집[百家]을 돌아다니며

밥을 빌어다가 먹는 풍습.

절구통을 뉘고 그 위에 개와 마주 걸터앉아

 빌어온 밥을 개에게 한 숟갈, 자기가 한 숟갈

 하는 식으로 떠먹으면 건강해지고, 앓지 않는단다.

 

이것은 조선시대의 학자 유득공(柳得恭)이 지은

《경도잡지(京都雜志)》에 실려 있는 습속이다.

 

백가반은 귀하게 자라는 아이를

천하게 길러야 건강하게 크며,

앓고 난 사람도 천하게 먹어야

빨리 회복하여 건강해진다는 바램.

 

 

 

 

 

 

경북 안동 ·의성 등지에서

음력 정월 대보름날 밤에

부녀자들이 하는 민속놀이.

기와밟기라고도 한다.

 

 

 

 

 

 

단장한 젊은 여자들이 공주를 뽑아

자신들의 허리를 굽혀

그 위로 걸어가게 하는 놀이로,

놀이 지역은 금남(禁男)의 지역으로 선포된다.

 

놋다리밟기는 고려 공민왕(恭愍王)이

공주와 함께 청주를 거쳐

안동지방에 파천(播遷)하였을 때,

마침 개울을 건너게 되었는데

마을의 소녀들이 나와 등을 굽히고

그 위로 공주를 건너게 한데서부터

시작되었다 한다.

 

놀이는 정초부터 시작하여

상원야(上元夜)에 절정을 이루는데,

상원날 저녁 젊은 여자들이 일정한 장소에 모여

 

노래를 부르면 그 소리에

마을의 부녀자들이 모여들어

놀이가 시작된다.

우선 모두 일렬로 늘어서서 허리를 굽힌 뒤

앞 사람의 허리를 두 팔로 감아 안고

미리 선발된 공주를 등 위로 걸어가게 하는데,

공주는 노래 소리에 맞추어 느린 걸음으로 전진한다.

 

이때 공주가 쓰러지지 않게 양 옆에서

시녀 두 사람이 손을 높이 들어 잡고 부축한다.

 

공주가 등 위로 지나간 사람은 다시 앞으로 가서

허리를 굽혀 열이 끊이지 않게 한다.

 

경우에 따라 놋다리패는 몇 개나 있어

서로 만나기도 하고

길을 비켜주면서 밤늦도록 즐긴다.

노래를 부르는 순서는 맨 앞에 선 창립(創笠)들이 선창하면

뒤에 따르는 사람들이 후렴을 받아 하는데, 노래의 곡목은

시집살이 노래 ·베틀가 등 다양하다.

 

창립은 40∼50대의 손자와 외손자를 본,

인생의 복을 다 갖춘 부인들만이 설 수 있다.

 

이 날 창립의 위엄은 대단해서

금남의 지역을 얼씬거리는 남성이 있으면

혼을 내어 쫓아 버리거나 뺨을 때려도 무방하였다.

 

이 놀이의 특징은 대보름날 보름달 아래서

부녀자들이 놀던 놀이라는 것과,

조선시대의 엄격한 사회제도에서도

여성이 남성을 쫓아내고 놀이를 즐겼으니,

여성 해방의 날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기구(器具)의 사용은 없고

옷도 평상시 그대로이다.

출처 : 산사모산악회
글쓴이 : 선경나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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