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정월 첫 쥐날(上子日)에 쥐를 쫓는 뜻으로
논밭둑에 불을 놓은 세시풍 속의 한가지 놀이로서
이날은 마을마다 청소년들이 자기네 마을에 있는
논두렁이나 밭두렁에다 짚을 놓고
해가 지면 불을 놓아 잡초를 태운다.
불은 사방에서 일어나 장관을 이루는데,
이것을 쥐불놀이(鼠火戱)라 한다.
아이들은 "망월이야"하고 외치면서
밭두렁과 논두렁, 잔디에 불을 붙인다.
이 쥐불놀이는 쥐구멍 속에 든 쥐를 잡고
마른 풀에 나붙은 해충을 죽이기 위한 것이다.
쥐불의 크고 작음에 따라 그해의 풍흉,
또는 그 마을의 길흉을 점치기도 한다.
불의 기세가 크면 좋다하여
이날은 각 마을이 서로 다투어
불기세를 크게 하는 풍습이 있다.
다른 마을 사람들과 대응하여 쥐불을 놓기도 하는데
한쪽 마을의 쥐불이 왕성하여 모두 타버리게 되면
쥐들은 기세가 약한쪽 마을로 옮겨가게 되며
불의 기세가 큰 마을이 승리하는 것으로 된다.
이긴 편의 쥐가 진 편으로 몽땅 쫓겨가게 되어
이긴편 마을은 농작물에 해를 입지 않게 된단다.
자정이 되면 사람들은 모두 자기 마을로 돌아가며
들판에 놓은 불은 끄지 않는다. 들판에 불놓는 까닭은
쥐의 피해가 심하므로 쥐를 박멸하기 위함과
논밭의 해충과 세균을 제거하고
마른풀 깍기의 일손을 덜며,
또 새싹을 왕성하게 함이다.
아마도 옛날에는 근세와 같이 농작물의 종자를 개량하거나,
농약과 재배기술이 발달되지 않아 기후환경과 주변 영향에 따라
농사의 풍흉이 크게 좌우되었으므로 민속에 대한 믿음과 해학,
그리고 전래가 강했으리라 믿으며 이 쥐불은 <동국세시기>에도
충청도 풍속에 떼지어 횟불을 사르는데, 이를 쥐불이라 하였다.
이러한 쥐불놀이는
함경도 전라도 까지
전국적인 풍속이다.
근래 농촌에 청소년이 부족하고 도시로 이농하여
농촌에서의 쥐불놀이는 점차 보기 드물게 되었다.
구멍이 숭숭난 깡통에 철사끈을 달아
불쏘시개를 넣고 돌리는 것도 쥐불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