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전설 같은 산행기 <서해창>.
1월11일 고령에서 아침을 먹고
거창을 거쳐 경남 함양에 도착
오후 5시30분, 아늑하고 값싼 여관
여장을 풀고 첫날 밤 피로를 풀었다.
12일은 새벽4시 기상.
5시에 여관을 떠나 인월을 거쳐 마천 행.
날씨는 차가운데 눈이 아니고 비가 내렸다.
전쟁으로 무너진 다리 아래로 틀어 올라
실덕(實德)이라는 동네에서 차를 멈췄다.
현지 서당 아이들과 20여 명 동민들이
차에서 우리 일행이 가져온 짐을 내렸다.
20여 리를 걸어 해발 650m 지점에 BC를 설치.
삼정리 음정{陰丁)과 양정(陽丁) 골짜기.
비는 간간히 눈을 섞어가며 계속 내렸다.
스토브에 불을 지피고 밥을 지어 먹었다.
우리 일행 모두가 곤히 잠든 밤 10시 경.
'날씨가 지금처럼 계속 나쁘면 어쩌나?'
근심이 들었으나 이미 각오는 되어 있다.
1월13일
하늘에서는 여전히 비는 쏟아지고 있다.
일부 대원들이 만류했지만 산속 상황정찰.
배석규 선생, 최억만 선생, 나와 인부 2명.
안개, 얼음, 비와 추위, 무거운 짐, 극복과 인내
4Km 전방 지점까지 도달, 해발 1.000m 지점에 A캠프
잡목과 눈 ,계곡과 바위, 극도의 피로감. 젖은 속옷.
최 선생과 인부 2명은 BC로 내려가고
나는 배 선생과 함께 옷을 말리며 밤샘.
1월14일
밤새도록 눈 비가 섞여 내렸는가 보다.
기온이 급강하 하는데 빈몸으로 2Km 정찰.
2 목기 움막를 보아두고 내려오니 오후 2시.
A캠프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는데도
오기로 약속한 후발대가 안와 BC로 하산.
저녁밥을 먹은 후에 전 대원들과 모여 회의
어떤 일이 있어도 내일부터는
행동을 개시 하기로 결의했다.
1월15일
눈이 계속 내리자 인부들은 못가겠다고 아우성.
대원들이 필요한 짐을 모두 지니 각오가 새롭다.
짐무게 평균 10관, 힘겨운 끝에 A 켐프 지나
아래 막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20분 경.
2평 막사 속은 7명의 대원들괴 짐으로 가득찼다.
A켐프에 남은 두 대원을 걱정하며 잠을 잤다.
1월16일
밤새 추위는 한난계의 눈금을 동결시켰다.
아마 영하 20도 이하로 기온은 떨어졌을듯.
언 신발과 아이젠 끈을 녹히고 10시 막사 출발.
12시10분에 윗 막사에 도착해 선채로 점심(건빵)
1시에 7명 대원 중 정상공격대 4명만 막사를 출발.
정강이 위로 빠지는 눈길과 바람과 추위와 잡목들
3시 30분 선비샘 막사에서 자려하니 영하 30도
새벽녁에는 아마 영하 36도는 족히 되었으리라.
1월17일
7시 기상. 10시 출발. 능선타고 바위돌아
절벽타고 잡목사이로 빠져 세석평전 도착
3시 50분 오다가 세 사람이 절벽에 굴렀다.
어느 대학생의 피서용 집이라는 두칸 집
주인의 허락도 없이 그곳에 짐을 풀었다.
1월18일
7시 기상. 9시 출발. 촛대봉 돌아
잡힐듯 다가서는 정상을 보고 환희.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다.
구름 한점도 없이 하늘이 맑다.
고드름 나무와 석자넘는 눈밭을 지나
장기정(場基頂)에 도착 한 시간이 4시.
눈을 다지고 그위에 2개의 천막을 쳤다.
내일의 환희를 씹으며 잠을 청했다.
4명의 컨디션은 좋아 몹시 푸근하다.
1월 19일.
드디어 정상 등정의 날이 왔다.
아침 8시 . 2 천막을 뒤로 하고
4명의 대원은 뛰다시피 천황봉 행.
3시간만에 해발 1915m 천황봉에 도착.
11시 10분 정상에 경북 학생 산악 연맹기
기를 꽂고 애국가와 산악의 노래를 불렀다.
정상에 올랐던 등정조는 백무동으로 하산했다.
하산길에 갖가지 색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밑에 있는 대원들은 이 신호탄에 환성을 질렀다.
백무동 민가에는 불빛이 보였는데
반가워 들어가 보니 빈 방에 호롱불 만.
등반대를 빨치산인 줄 오해하고 달아난 것.
- 한국의 산악운동에서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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