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가산

[스크랩] 지리산 종주기

donkyhote 2006. 3. 22. 17:05
    지리산 종주 출발 3일전
저녁 8시 집에 들어와 3시간동안 온집안을 땀을 뻘뻘 흘리며 청소를 했다
조금후에 부인님 등장
" 안녕히 다녀오셨어요  제가 집청소 다했으니 바로 씻고 휴식하시면 됩니다"
" 화장실에 유한락스 까지 뿌렸고 침대보도 정리했습니다"
우리 하늘님 잠시 둘러보고나서 아무말이 없어서
(왜 이러는거지? 이정도면 허락할때도 됐는데)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하는데
"지리산 갔다와 "  순간 나도 모르게 불쑥 나온말   "맥주 사올까 당신것은 카프리 사오면 되지
빨리  사올께"
    지리산 종주 출발 하루전
"형 고기는 어떤걸로 살까 ? " 딸내미와 함께 까르프에서 장보며 벌써 10번째  전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돈키형의 약간은 짜증섞인 목소리    "아무거나 사"
(형은 산행하기 전날 준비하는 시장보기와 배낭꾸리기는 가장 마음 설래이는 시간인데..
오래되서 그러나?)
집에와 배낭을 꾸리고 내일을 생각하며 잠이들었다
    지리산 종주 출발당일 23일 저녁9시경
(아예 전화를 안받는군)     머리에 슬슬 열이 오른다
(일찍 출발 하자니까 할꺼 다하고 오는구먼  저녁도 먹고 오나보지 정말)
    지리산 종주 출발당일 23일 저녁12시경
저녁 10시에 만나 돈키형 집에가서 차 트렁크 정리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니12시
정말 돈키형과 장거리산행 한번 갈려면 마음에 인내천 자를 10번 정도는 새겨야한다
출발후 기름넣고 시동거는데  산처럼의 전화
"형 나도 정말가고 싶은데 집에일이 있어서 형은 정말 좋겠다.  이번년도에는 한번도 가지못했는데"
"근데 정수야 내걸음이면 당일에 세석산장 까지는 갈수 있냐"
"형 걱정하자마 형걸음이면 오후 5시정도면 세석에 도착할수 있어 그전에 반야봉에 들렸다가도
  시간은 충분 할꺼야 "
 정수말에 용기백배 했지만 10여년전에 고생을 심하게 했던 일이생각나
반신반의 하면서도 (그래도 정수가 하는말인데 맞겠지?) 하며 마음에 위안을 삼았다.
    24일 세벽 3시반경 ~ 5시 경
3시경까지 운전하고 나서 국도에서 돈키형에게 운전대를 넘기고
빵모자를 눈까지 덮어쓰고 잠을 청하려 했는데 잠은들지 못하고
결국은 뜬눈으로 밤을 세우고 말았다
    24일  산행시작 (05:00)  ~  산행 2시간 (07;00)
차문을 열자 안개가 자욱하게 찬바람을 동행하며 내몸을 스친다
등산화를 신고 빵모자를 쓰고 방풍의를 입고 해드렌턴을 착용하고
약 35도의 경사로 이루어져 있는 경사로를  약 40분간 오르니
노고단 산장에 도착한다. 
천천히 아침을먹고 취사장 밖을보니 산은 안보이고 안개가 자욱하다.
    24일 산행 2시간(07:00) ~ 6시간(11:00)
평탄하게 이어진 임걸령을 지나 양옆으로 내몸의 허리높이 까지오는 작은 대나무 길을
따라 꾸준히 간다.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평지에서는 속보  오르막 길에서는 내 배낭의
3배 무게인 돈키형 배낭덕에 보조를 맞추어 갈수 있었다
삼도봉에서 만난 백두대간 청년회 친구들과 잠시이야기후 출발 (그친구들도 장터목 산장까지 가는데
일행은 남자 넷에 홍일점 1명 홍일점이 나아가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해 백두대간 팀이 라면 먹는것을보고 잠깐 휴식후 다시출발
    24일 산행 6시간(11:00) ~ 9시간30분(14:30)
체력의 한계가 오는 것일까?  다리가  스스로 알아 길을 걷는다.
거의 체력이 바닥날 즈음 돈키형이 배가 고프다고  한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벽소령 산장에 도착해  50m 나 떨어져있는 흡연지역에가서 담배한대 태우고 나서
라면이고 뭐고 다 귀찮아 누어있는데 돈키형이 라면을 끓이고 체력 안배를 위해 미숫가루을  탄다
라면을먹고 잠시누었다  깜박 잠이들었다 깨니 40분이 경과
    24일 산행 9시간30분(14:30) ~ 12시간30분(17:30)
10년전  종주시에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선비샘만은 유일하게 기억이 난다.
벽령과 세석사이의 길은  정말 지긋지긋하다.  내가 산행시 제일 싫어하는 (돌들이 젖어있어
잘못 디디면 부상을 입고 돌들이 들쑥날쑥 하다) 길이다.
바위에 미끄러져 앞으로 넘어질뻔한것도  2번이나 되고..
체력도 거의 바닥이 나 모든게 귀찮고 그냥 앞만보고 걷는다
영신봉에 가까이 올수록 돈키형의 말이 생각나 엄청 걱정한다 (지리산 최대 난코스)
하지만 막상 가보니 나무 계단이 설치되 있어 편하게 걷는다
   24일 산행 12시간30분(17:30) ~ 15시간30분(20:30)
세석산장이 눈앞에 보이고 스피커를 타고  "오늘 오신분들중 예약을 못하신 분들은
결원이 나면 노약자 우선으로 배정을 받습니다.."  라는  방송이 들린다
세석산장 들어가는 입구에서 돈키형이 바로 장터목 까지 가자고 한다
정말 왠수가 따로없다  저기에 가면 쵸코파이도 있고 흡연장소도 있는데
나도 알고 있었다.   세석에 가면 퍼진다는걸,..
세석입구에서 최후의 보루 육포와 홍삼 제리를 먹으며 내자신을 달랜다
밝음은가고 어둠이 다가오는데 사람의 왕래가 뜸한길에서 다리에
이상이 생긴 사람을 만나 돈키형이 응급처치을 하고 그사람과 뒤쳐져  걷는다
천천이 선을 서는데 안개는 끼고 인기척은 없고 옆숲에서 동물이 부시럭거리는 소리
헤드랜턴에 비치는 야생동물에 야광처럼 비치는 눈들..      슬그머니 겁이나
낮은?  정상위에서 돈키형을 기다린다 
잠시후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며  장터목 산장에 도착
부상자을 산장에서 쉬게하고
취사장에 들어가니 벌써 자리는 만원 오른편에 매트릭스를 가로로 깔고 있는사람이(고영돈) 있어
세로로 깔면 3명은 충분이 자겠다 싶어 양해를 구하고 간신이 자리를 잡았다
배낭에서 고기를 꺼내 먹으니 한두사람씩 모여든다
"내가 산에와서 고기를 먹고 싶었는데 소원 풀었네요"
자리를 양보해준 고영돈에게(제대말년 포상휴가나온 친구) 술한잔 권하며
그날준해온 술을 바닥내며 잠이들었다
    25일 산행 시작(05:00) ~ 5시간30분(10:30)
아침에 일어나니 다리상태가 말이 아니다.  다리를 구부리지 못할정도였다.
취사장에서 남들은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있는데 취사장 입구 왼쪽에서 혼자 누어있었다
"형 40분에 일어날께 어제 배낭 다꾸렸어" 조금더 취짐후
부시시 잠에서 깨어나 준비를 하고 돈키형이 짐꾸리는 사이에
다리상태가 안좋아 먼저 길을 떠난다
30분도 못가 돈키형에게 추월당하고 
(이러다 지리산 10경중 으뜸이라는 천왕봉 일출도 못보는거 아니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몆번이고 확인하고 확인해(천왕봉 도착시간) 간신히 정상에 올랐다

약 20분후 일출이 시작 되었다

 

처음에는 산 양옆으로 햇빛이  확산되더니 안개 사이로 붉은점이 보이며

잠시후 눈이부셔 볼수 없을 정도의 빨간 구체가 떠오른다

이제것 고생한것을 보상해주고도 남는 자연의 위대함이 거기 있었다.

 

밑으로는 마치 바다위에 떠있는 느낌에 (운무로 산 계곡을 채우고 있어 봉우리만 보인다)

일출의 장관까지 평생 잊지못할 것이다.

 

" 해님 영현이 건강하게 잘자라고 우리부부 금실좋게 해주시고 장인장모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고 어머니,아버님 하늘나라에서 편한히 살게해주시고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즐겁게 해주세요"
일출후 온몸이 떨려 방풍의 위에 잠바를 한겹 더 껴입고 사진촬영후 고영돈 대원과
돈키형에 앞서20분 일찍 나홀로 하산후   장터목에 도착해 담배를 피워 물었는데
바로 돈키형 도착   "형 얼마후에 출발 했는데 "     "너 간후에 20분후 사진찍으면서 내려 왔는데"
(아! 이놈의 다리..)
남은 부식을 전부 털어서 진수성찬에 밥을먹고 어제만난 부상자를 위해 돈키형이
국과 밥을해 가져다 주었다.  (그친구는  다음날 헬기와 데려감)
     25일 산행 5시간30분(10:30) ~ 5시간30분(12:20)
밥을먹고  30분 일찍 먼저출발 
이를 악물고 다리통증을 참아내며 쉬지도안고 내려왔는데
매표소 10분전에 돈키형에게 발목을 잡힌다.
계곡에 발을 닿그고  하산해 백두대간 친구들을 다시만나 
말걸리와 도토리묵을 먹고 돈키형의 수고로  싼가격에 콜벤을 섭외해 성삼제로 출발
성산제 출발후 고영돈 대원에게  "나랑가면 서울까지 술먹어야해 "    하고는
맥주 한캔먹고 먼저 취침
서울도착후 반겨주는 가산식구들과 한잔후 평소와 매우 다르게 먼저 귀가…
 이천오년 구월 삼십일 새벽 4시경 비몽사몽간에 대두단각 배상
기타      1. 종주시 든든한 버팀목이였던 돈키형에게 감사드립니다.
            2. 이번에 산행을 하면서 절실하게 느낀것은 비상식이 정말 중요하다느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여러분 비상식은 오래되고 안먹는다고 버리지 마세요

           3. 지금은 새벽4시 비몽사몽간에 씁니다.    서툰글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출처 : 가벼운 산행(Light Climbing Club)
글쓴이 : 대두단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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